"하나님이 인도하시는 기도하는 교회"


지난 14일 목요일 현인덕목사님이 97세로 소천하셨습니다. 워낙 건강하셨고 100세는 충분히 사실 줄 알았습니다. 장례예배는 자녀들이 다니는 워싱톤에 있는 중앙장로교회에서 드렸고 장지는 워싱톤 페어뷰 메모리얼파크로 많은 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잘 안장했습니다. 유가족들에게 하나님의 크신 위로가 가득하시기를 바랍니다.

제가 아는 고 현인덕목사님은 가정과 자녀에 헌신적이셨고 교회에 충성하셨고 목사로서 화목을 위해 모든 것을 참아내셨습니다. 어느 곳에 가시든, 일하시든 항상 묵묵히 감당하시고 기도하셨습니다. 현목사님은 어렸을 때1907년부터 시작된 평양대부흥운동에서 부어진 성령의 불을 이어 받으셔서 그 때 방언도 하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평양신학교를 나오셨고 필라에서 교회를 세우시고 새벽기도로 불을 붙이셨습니다.


그런데1983년 미국 침례교회가 문을 닫으면서 교회건물을 한인의 영락장로교회에 주기로 했습니다. 결정적인 이유는 기도하는 교회가 이 교회를 이어 받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때 현인덕목사님이 개척해 시무한 교회가 막 부흥할 때였고 모여든 성도들은 새건물을 짓든지 아니면 사든지 하자고 하셨답니다. 그런데 미국교회가 그런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새벽기도하는 한인들에게 1불로 건물을 준다고 한겁니다. 운명의 순간이었을 것입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성도들 생각대로 하셔야 맞을 것입니다. 결국 오래된 교회에 들어온 후에 성도들이 많이 나가고 교회가 어려워졌다고 합니다.


만약 새교회를 지으셨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나 같으면 그 때 어떻게 했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현목사님이 결정할 때 붙잡은 건 딱 한 가지였다고 합니다. 미국선교사님들이 뜨겁게 기도하며 전한 복음을 듣고 평양에서 대부흥의 시작되고 회개와 예배와 말씀사경회와 새벽기도의 부흥이 일어났는데 그 은혜의 물결에 자기도 믿고 성령충만하여 지금 미국에 와서 목사가 되어 교회를 세운 모든 것이 파노라마처럼 스쳤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가난한 나라의 한인들이 미국에 와서 새벽에 기도하는 모습을 보고 미국목사님과 성도들이  이 건물을 맡아 기도하는 교회가 되게 해달라고 부탁하는 것을 도무지 물리칠수 없으셨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빚진자의 마음으로 맡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뷰잉은 가족들만 하기로 했는데 주님은 마지막 뷰잉을 저와 사모 단 둘이 있도록 허락하셨습니다. 저는 편안히 누워계신 현목사님을 바라보며 상념에 빠졌다가 한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습니다. 몇년 전에 교회건물을 팔고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갈려고 한다고 상의를 드렸을 때 그냥 계속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시면서도 조목사가 기도하고 결정하라고 하신 것을 기억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사를 가지 못했습니다.

이 교회를 어떻게 해야 할지 마지막으로 목사님께 말씀드리는 기회이겠다 싶어서 말씀드렸습니다. “목사님, 목사님은 사명을 다하셨습니다. 제가 그 사명을 이어 받아야 겠네요. 앰블러교회를 기도하는 교회로 세우고 이 건물은 1불로 주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말하는 순간 그러면 우리 교회는 어디로 가지 하는 생각이 스쳤지만 오직 하나님이 하실 것을 믿음으로 맡기고 말했습니다.

옆에 있던 사모가 제 생각을 알았는지 저에게 물어보았습니다. “그럼 우리는 어디로 가요?” 제 대답은 간단했습니다. “ 하나님이 하실꺼야또 질문이 왔습니다. “하나님이 어떻게 하실 것 같아요?” 제 입에서 이런 말이 나왔습니다. “우리가 거부가 되든지 누군가 기부하든지 그래서 더 좋은 교회를 세우든 사서 들어가든 하시겠지, 주님의 뜻이 거부가 아니면 더 좋은 교회를 1불로 기부하도록 하시겠지”.

제가 말하면서도 이런 황당한 생각이 왜 들었을까 놀랐습니다. 교회의 문제가 무엇때문이었을까 돌아보면 리더십과 성도들의 갈등과 분열이 생긴 원인도, 우리가 이사가려던 미국교회가 이슬람성전이 된 것도, 모든 문제의 원인이 돈이었습니다. 사실 팔고 사고 주고 받고가 문제가 아닙니다. 돈이 없거나 부담되거나 돈이 많거나 욕심이 생기거나 이런 것과 상관없이 팔수도 있고 줄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돈문제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입니다. 그 해결방법을 하나님이 주실 것입니다. 기도하는 교회를 친히 인도해 주실 꺼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