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이 며칠 안 남았습니다. 연말연시이면 제일 바쁘고 뜻깊은 시간이어야 하는데 교회도 길거리도 한적합니다. 사람들이나 친지들이 여기저기 모여서 이야기 보따리를 푸는 곳이 식당인데 식당안에서 식사를 못하게 제한조치가 내려서 가지도 못합니다. 겨울에 코로나가 다시 기승을 부리는 바람에 조심스러워서 일을 벌리거나 어딜 갈 생각은 더더욱 못합니다. 이러다가 식사 한끼 즐겁게 같이 먹는 기회도 제대로 갖지 못하고 연말 연시가 그냥 지나갈 것 같습니다. 생각할수록 참 아쉽고 속상한 한 해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그래도 한 해를 뒤돌아보니 어려운 일들도 많았고 감사한 일들도 많았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신경 쓸 일이 많아 그런지 성도님들이 아프신 데가 더 아프신 것 같습니다.
김집사님은 이번 성탄절감사예배에는 꼭 나오고 싶어 하셨는데
당뇨가심해져 몸이 안 좋아져서 못나오셨습니다. 최집사님도 신경성 위장질환이 있는데 지난번에는 병원에 입원해서 치료받으셨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일에 스트레스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김목사님은 그동안 몸을 아끼지 않고 사역하신 후유증이 어깨 쪽에 한꺼번에 오신 것 같습니다. 무거운 짐이 벗겨지고 강건하도록 기도를 드립니다. 손녀딸 오드리는 단백질 관련 희귀병을 갖고 태어났는데 기도가 필요합니다.
김집사님은 그동안 집에서 요양하시며 죽도 드시고 잠깐 기운을 차리다가 갑자기 기력이 떨어져서 어제 호스피스병원에 입원하셨습니다. 앞으로 한 주가 고비인 것 같습니다. 아직 자녀들이 어린데 너무 마음이 무겁고 아픕니다. 주님의 위로와 평강이 임하기를 바라고 마지막까지 기적이 일어나기를 간구하고 있습니다. 기도를 바랍니다.
문사모는 3년 전에 장에 있는 용정제거수술을 했는데 이번에 장내시경검사결과 장에 종양은 깨끗이 없어졌고 지난번 뇌수술후 경과를 알기 위해 MRI를 찍었고 의사를 만나기로 했습니다. 유권사님은 투석하는 장치를 떼어 냈다고 합니다. 보조장치가 없어도 이식한 간이 이제 제대로 작동한다는 것을 뜻하니 감사한 일입니다. 아직까지 몸이 쇠약한 상태라서 튜브로 영양을 공급받아야 하지만 곧 강건하셔서 완전히 나아질 줄로 믿습니다. 유집사님 폐질환은 수술을 하지 않기로 할 정도로 몸이 점점 호전되어가고 있어서 생활에는 불편함이 없다고 합니다. 홍집사님은 당뇨가 있으신데 다이어트도 하시고 몸이 좋아지고 계시다고 합니다. 김권사님은 집으로 찾아가 뵈었는데 이게 웬 난리인지 모르겠다며 빨리 성도들을 만나보고 싶다고 하시면서 우셨습니다. 귀는 이명증세 때문에 계속 고생하고 계신데 다행히 통증은 없다고 하십니다. 박선교사님 목디스크는 무리해서 생긴 병이라서 안정을 취하고 조심하며 일하고 계십니다. 손성도님은 대상포진으로 두 주 고생하셨다가 다행히 나으셨습니다.
약할 때 강함 주시네라는 찬양처럼 약한 교회인데 강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수많은 사람들이 확진되고 돌아가셨는데 우리 성도님들 중에는 한 분도 코로나에 걸린 분들이 없으셔서 참 다행이고 감사하고 있습니다. 코로나의 여파로 일년 내내 경제가 너무 어렵고 힘든 시기였는데 하나님이 긍휼을 베푸셔서 개입하시고 운영하시는 것을 눈으로 실감하며 보면서 감사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때론 성도님들이 직장을 잃기도 하고 비즈니스가 위축되기도 했지만 피할 길도 주시고 감당할 힘도 주신 것에 얼마나 감사한지 좋으신 하나님이 함께 하시기를 계속 기도를 드리고 나의 힘이 되신 여호와께 감사와 찬양을 올려드렸습니다. 또한 코로나로 셧다운되면서 재정적으로 어려울 것을 예상했는데 막막했던 교회보일러의 잔금도 매달 천 불씩 꾸준히 지급할 수 있었던 것들을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하나님을 향한 감사의 고백이 절로 나옵니다. 이 와중에도 성도님들이 열심히 살아가고 있고 열매를 맺는 분들도 있고 서원하거나 작정하거나 오래 기도한 것들에 대해 하나님께서 신실하게 응답해 주셨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는 얼마나 흐믓하고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나의 나된 것은 주의 은혜요 교회가 교회됨도 주의 은혜요 나라가 나라됨도 주의 은혜입니다. 이 은혜로 한 해를 보냈습니다. 메리크리스마스! Happy New Ye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