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주일에 기숙사로 가는 학생들을 위해 교회 뒷마당에서 바베큐파티를
잘 마쳤습니다.
작년 3월부터 코로나19때문에 교회친교실에서
전체 교인들끼리 모여 식사를 하는 것을 거의 일년반동안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예배후 남으시는
분들이나 토요새벽기도회 이후 간단히 친교를 했었습니다. 이번에는 뒷마당이지만 자리를 펴고 제대로 식사다운
식사를 했습니다. 사정상 그냥 가신 분들도 계시지만 아이들도 어른들도 정말 오랜만에 즐겁게 함께 식사를 했습니다.
곰곰히 생각해 보면 이런 일이 일어난 건 아이들 때문입니다. 사실 아이들이 아니면
생각지도 못한 일입니다. 주일학교도 아이들을 위해서 학부모와 선생님들이 준비를 많이 합니다. 이번에 바베큐파티도 학생들 때문에 일이 벌어졌습니다.
우리 교회가 힘을 받을 때를 보면 항상 아이들 때문에 교회에 뭔가 일이
벌어지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작은 교회지만 아이들이 시끌벅적하게
노는 모습은 소망을 갖게 하고 힘이 납니다. 그래서 더 헌신하고 보람을 느끼실 것입니다. 같이 밥먹고 교제하고 친교한다는 것은 겪어 보셔서 아시지만 좋잖아요. 우리 교회가 작은 교회였지만
친교는 풍성했습니다. 오죽하면 아이들을 위한 반찬을 따로 할 정도였습니다. 교회에서 락인하고 자면서 아이들이 교회를 좋아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야말로 먹여주고 재워주고
데려다 주고 사랑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 일년
반 친교를 쉬었기 때문에 다시 하기가 엄두가 나지 않고 더욱 쉽지 않지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오랜만에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식사하는 좋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언제 이런 시간이 오나 했는데 정말 이렇게
오는구나.. 예배만 드리고 그냥 집에 가는 것도 그렇지요. 그래서 아쉬워서
교회에 남아서 커피 한잔이나 물 한 잔이라도 앞에 놓고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를 하시는 것 아니겠어요. 그리고 늦어지면 출출하시니까 어디 가서 식사라도 하시잖아요. 아마 밖에서 식사하시면서 이런
시간이 앞으로 계속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으셨을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학생부가 친교실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아마도 코로나
변종때문에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그 자리에서 계속 예배할 예정입니다. 학생부 예배 후에 자리를 치우고 식사를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내에서 식사하는 것에 의견이 모아지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고 일손이 더 드는 것도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자리 세팅은 누가 하며 끝나면 다시 원상으로 복구하는 건 누가 하느냐의 문제가
생깁니다. 밖에서 일을 벌리려면 없던 일이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보통 일이 아닙니다. 우리가 사람이 많으면 좋겠는데 그렇지를 못한 형편이 사실이고 하는 사람만 계속 하게 됩니다. 그냥 있는 곳에서 식사하면 그나마 편하고 쉬운데 그러려면 근본적으로 코로나가 해결되어야 하는데 아직은 불확실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려면 일손이 필요합니다. 교회에 올 수 없는데 누군가 픽업해야
오시는 분이 있습니다. 또 차가 없어 집에 갈 수 없는데 누군가 라이드를 해주어야 하는 분이 있습니다.
누군가 헌신하고 봉사하기 때문에 교회가 유지되고 예배하고 교육하고 함께 교제하며 전도하고 선교하면서 교회가 돌아가는 것입니다.
코로나19때문에 친교를 못하고 모임을 못했다고 일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코로나 방역 때문에 안전을 위해서 청소와 소독에 얼마나 신경을 썻는지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보면서 또 헌신하는 분들을 보면서 우리교회는
참 사랑이 많다는 것을 느낍니다. 기숙사간다고 파티를 또 한다고 그것도 밖에서 한다고 할 때는 졸업파티를 안한 것도
아닌데 비가 와서 실내에서 해서 조금 그랬지만 그거라도 했으면 되었지 생각이 복잡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한다고 하니 잘해 주려고 하고 아이들도 떠나는 아이들을 저렇게 아쉬워서 잘해 주는 모습을 보고 참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세상이 살기가 힘들고 교회도 어려운 형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잘 자라주어서 참 감사합니다. 이 코로나시국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에 나와서 예배하고 함께 기도하고 모이게 하신 은혜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성도여러분, 행복한 교회는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한주간도 건강하고 승리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