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919일 목회서신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어제 학생부 토요새벽기도회를 보았더니 두달 전 기도회를 시작한 이래로 학생들이 제일 많이 참석했습니다. 사실 방학기간 중에 새벽기도회를 하니까 아이들이 나온다고 생각했고 방학기간에만 하고 그만 두는 줄 알았습니다. 학교를 개학하고도 계속 한다고 하니까 몇 명이나 나올까 걱정도 되고 궁금했었습니다. 그리고 김목사님이 이번주 조지아로 떠나시기 때문에 어제까지만 기도회를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새벽에 참석해 보니 아이들이 많이 나와서 기도하는 모습을 보고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우선 저도 찬양하고 기도하는 중에 하나님이 너무 기뻐하시는 것을 느꼈습니다. 김목사님이 찬양을 인도하고 기도하는 모습을 보다가 문득 옛날 일을 기억하게 하셨습니다.

 

제가 신학교를 졸업하고 학생부전도사로 첫 사역지인 작은 교회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학생부가 몇 명 되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이 한국말을 조금 해서 처음에는 한국말로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학생들이 친구를 데리고 와서 조금씩 모이기 시작했는데 문제는 코리안 친구가 아니라 스페니쉬, 중국, 베트남 아이들을 데리고 온 것입니다. 졸지에 다민족학생부가 되어 버렸습니다. 한국어 찬양밖에 모르던 저는 기도하다가 미국 큰 크리스찬 서점에 가서 찬양을 들었습니다. 지혜를 주셔서 최신 영어 찬양 수십 곡을 다 외웠습니다. 30-40분 영어로 찬양인도를 하고 영어설교를 하고 함께 기도했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일입니다. 그 때는 제가 30대 초반 싱글이었으니까 아이들과 함께 같이 어울려 지내고 못할 것이 없었습니다. 그 때도 아이들이 집에 안가고 계속 교회에서 지내고 있었는데 지금도 비슷한 현상을 보고 있습니다. 어제 새벽에 모인 분들을 보니까 중국분도 오시고 타 교회 분들도 오시고 한국어권, 영어권 다 모여 있는 걸 보니까 마치 데쟈뷰라고 할까요. 그 때 생각이 났습니다.

 

아이들이 왜 집에 안가려고 할까 곰곰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 때 아이들이 겪고 있는 학교와 가정상황은 지금 아이들이 겪고 있는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마약하는 친구들의 유혹, 무분별한 관계로 방황하는 아이들, 폭력써클과 왕따를 당하는 아이들, 이혼한 가정에서 홀부모아래 있는 아이들, 아빠나 엄마가 예수님을 모르고 교회에 안 나오는 아이들, 부모가 있어도 가정형편이 어렵거나 편치 않은 아이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저는 그 아이들을 위해 금식하며 기도했습니다. 하나님이 은혜를 주셨습니다. 뭔가가 일어났습니다. 은혜를 받은 9학년 아이 한 명이 기도할 때 그런 처지에 놓인 아이들을 위해서 함께 눈물 흘리며 기도해 주었습니다. 놀랍게도 그 아이들이 자기 문제를 기도중에 꺼내고 같이 하나님께 엎드려 기도했습니다. 성령님이 시키시는 기도는 끝이 없습니다. 기도회 시간이 길어지고 성령님께서 강권하셔서 학생부 금요 찬양 및 기도집회를 매주 열었습니다. 계속 아이들이 친구들을 데리고 오니까 아이들로 구성된 찬양팀을 세워서 찬양을 시켰습니다. 어른들 금요기도회가 끝나도 아이들 기도회는 끝나지 않아서 부모들이 한참을 기다렸다가 아이들을 데리고 가는 일이 많았습니다. 성령의 부흥을 경험케 하신 것입니다. 

 

물론 좋은 일만 일어난 것은 아닙니다. 학교에서 자기그룹에 속한 아이들이 자기들 모임에 안 나오니까 찾다가 알고 보니 그 아이가 변화가 되어서 교회에 간다는 소문을 듣고 문제 있는 아이들이 교회 예배모임에 찾아와서 행패를 부렸습니다.  교회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고 일부러 담배꽁초를 여기저기 지져 놓는 일도 있었고 아이를 협박했습니다. 교회에 이상한 아이들이 온다고 이런 저런 일로 교회 장로님들에게 지적도 받고 오해도 받고 별 일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행패를 부린 학생이 회개하고 예수님을 믿으니까 부모님이 놀래서 교회에 와서 감사하다고 하고 성령님이 일으키시는 부흥은 정말 놀라웠습니다. 이런 일들이 다시 일어나기를 기도했습니다. 

 

특히 감사한 것은 전날 금요일 저녁 학생부 성경공부시간에도 아이들이 많이 나와서 성경을 공부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새벽기도회에 그 아이들이 다 나와 있더랍니다. 무엇이 이 아이들을 이렇게 나오게 할까요. 하나님이 뭔가 시작하시려고 하는 것입니다. 아시지만 학교 가는 시간도 아닌데 아침에 아이들 깨우는 것이 제일 힘든 일입니다. 강요한다고 되는 일도 아닌데 자기가 스스로 일어나서 저렇게 나온다고 합니다. 집이 먼 경우는 아예 친구집에 자고 새벽기도회를 나온다고 합니다. 더 놀라운 것은 아이들이 교회에 모여 금요 성경공부를 하고 그 후에 선생님과 누나 오빠 언니 동생들이 다 함께 모여서 학교 숙제를 하고 그 숙제를 도와주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합니다. 어른들이 금요 기도회가 끝나고 가시다가 크고 작은 아이들이 서로 어울려 있는 모습을 보시고 보기에 너무 좋았다고 합니다. 너무 감사한 일이지요. 이런 일들은 시작에 불과합니다그런데 이럴 때일수록 지금이 정말 더욱 금식하고 기도할 때입니다영적으로 사탄의 방해를 뚫고 기도가 열려져야 합니다


더 강력한 성령님의 역사가 나타나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성도 여러분, 다음 주는 야외예배가 있습니다. 한 주간도 건강하시고 피스밸리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