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는 나무와 꽃이 많습니다. 아름다운 정원과 잔디를 만들고 예쁜 꽃을 보기 위해서는 많은 수고가 뒤따라야 합니다. 제가 사는 집의 양쪽 집에는 다 미국 할머니 할아버지가 살고 계십니다. 공통점은 얼마나 정원관리에 신경을 쓰는지 모릅니다.  저도 나름대로 애는 쓰지만 옆집과는 비교가 안됩니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잘 모르는 것입니다. 집 앞에는 전 주인이 25년 전에 이사올 때 심었던 장미가 있었습니다. 신경써서 비료를 주고 약을 뿌렸는데 이상하게 잘 안 자랐습니다. 가지도 많은데 꽃도 잘 안 피고 보기가 안 좋은 그 나무를 보고 가끔 옆집할머니가 전에 친구였던 할머니가 심은 것이라고 저를 보면 한마디씩 하니까 얼마나 부담이 되는지 애는 쓰는데 잘 안되었습니다. 그렇다고 그냥 뽑을 수도 없었습니다. 한번은 가위를 들었다가 어디를 잘라야 할지 모르겠고 혹시 잘못하다 어떻게 될까 겁도 나고 관두었습니다. 그런데 이맘때면 오셔서 나무를 치고 정원을 정리해주시는 고마운 분이 계십니다. 필요 없는 가지는 짤라 줘야 한답니다. 나무를 막 짜르시는 것 같은데 나중에 보니까 모양이 그런대로 보기가 좋았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잘 하시는냐고 물어보았습니다. 자신도 옆집에서 하는 것 보고 조금씩 해보니까 되더라는 말씀을 주셨습니다. 나무도 제멋대로 자라지 않도록 잘 다듬어주어야 합니다. 하여간 그 덕에 앞 뒤 정원이 보기에 많이 좋아져서 조금은 체면이 섰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에 옆집할머니가 예쁜 장미를 저를 보란 듯이 자기 차고 옆에 심어놓았습니다. 그걸 보면서 저희 집 가지 친 장미가 잘 자라줘야 하는데 기도해야 될까요? 큰일 아닌 큰일이 났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습관이 안 된 것입니다. 생각해보니 저는 집에 들어오면 그 때만 짬을 내서 물주고 한꺼번에 해버리니까 차이가 나는 것입니다. 바쁠 땐 아예 신경을 못쓰는 것입니다. 옆집을 보니 아침 저녁으로 물주시고, 잡초 하나 없이 다 손으로 뽑아주고, 도대체 뭘 주는지 약을 뿌리는지 빛깔이 다르고, 똑같은 꽃도 건강하게 보였습니다. 또 계절마다 정말 예쁘고 멋진 꽃을 심어다 놓습니다.  정말 미국사람은 집 안 밖으로 가꾸고 꾸미는 것은 따라갈 자가 없을 것 같습니다. 따라하는 것도 정도가 있지 저는 제 체질이 아닌 것 같아서 이 정도로 하자고 하고 교회를 생각했습니다. 우리 교회도 그동안 정원을 잘 가꾸셔서 참 예쁘고 좋아졌습니다. 뒷마당도 놀이터가 들어오고 많이 고쳤습니다. 문제는 잡초였습니다. 잡초는 잔디보다 훨씬 잘 자랍니다. 비오고 날씨도 좋으니 하루가 다르게 잡초가 무성해서 하루는 제초제를 뿌리기로 했습니다. 그날따라 얼마나 더웠는지 모릅니다. 이왕 하기로 했으니 새벽기도 끝나고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그 날 오후에 심방이 있었는데 열심히 제초제를 뿌리다가 너무 더워서 더위를 먹었는지 심방을 까맣게 잊어먹었습니다. 문제는 전화기를 사무실에 놓고 일하다가 연락이 계속 오는 것도 몰랐던 것입니다. 나중에서야 알고 허둥지둥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심방을 갔으니 그날따라 얼마나 잔소리를 많이 들었는지 모릅니다.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아니 놀다가 늦은 것도 아닌데 좋은 일을 해 놓고 잔소리를 들으니 뭐가 문제인가 생각했습니다. 저는 뭘 하다보면 그 일에 전념하다가 다른 것은 잊어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잔디가 깨끗해 져서 기분은 좋지만 그 보다 더 나에게 좋은 습관이 필요하겠다는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성도여러분, 가정도, 교회도 예뻐지려면 가꾸어야 합니다. 좋은 일을 하려면 배워야 되고 습관이 들어야 합니다. 그동안 주님을 위해 교회를 위해서 알게 모르게 봉사하시고 수고하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