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휴가기간 동안 가까운 바닷가와 뉴욕을 다녀왔습니다. 그 때는 교회사역에 바빠 미처 가보지 못하고 온 교회가 있었습니다. 뉴욕에 간다면 꼭 가고 싶었던 교회가 맨하탄에 있는 리디머 장로교회입니다. 한인 2세들이 수천명이 다닌다고 해서 궁금증을 갖게 만든 미국교회입니다. 그 교회가 뉴욕 맨하탄이라는 세계적인 도시에 있고 젊은 세대들이 많이 모이기 때문에 굉장히 현대적일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는데 알고 보니 정반대입니다. 드럼이나 기타도 없고 무대에 마이크 잡고 선 찬양팀도 없고 프로젝트도 스크린도 없고 성가대도 없습니다. 대신 모든 자료가 다 주보에 다 나와 있습니다. 그래서 주보순서지가 두껍습니다. 클래식한 피아노 트리오에 맞추어 전통 찬송가를 부릅니다. 오래 전에 맨하탄 5가의 유명한 미국장로교회에서 몇 개월동안 예배를 드린 적이 있습니다. 같은 장로교회로 예배순서는 거의 비슷했는데 5가의 교회는 성가대가 있고 파이프오르간소리가 웅장했습니다. 그러나 리디머교회는 과시하거나 멋지게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없고 말씀중심으로 예배를 드립니다. 겉으로 볼 때는 사람들의 옷차림도 편하고 자유로운 복장으로 예배드립니다 건물도 무슨 실내악 연주장처럼 세련되고 굉장히 현대적인 것 같이 보입니다. 그러나 예배형식과 진행을 보면 굉장히 보수적이고 전통적입니다. 최첨단사회에서 살고 최고의 엘리트들인 젊은 세대들이 찾는 영성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그들이 찾는 영성은 단순함 속에서 깊은 무언가가있었습니다. 어릴 때 불렀던 노래가 기억납니다. “깊은 산 속 옹달샘 누가 와서 먹나요.” 그 동요가 떠오르는 교회가 리디머교회입니다. 바쁘고 정신없는 경쟁사회에서 지친 영혼들이 눈을 비비고 온 토끼가 옹달샘물을 찾듯이 말씀의 깊은 샘에 목을 축이고 힘을 얻고 싶어서 교회에 모인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또한 성가대 찬양으로 유명한 브루클린터버네클 교회가 있습니다. 뉴욕 브루클린 다운타운에 있었습니다. 예상대로 찬양이 강력했습니다. 드럼과 베이스기타소리가 얼마나 큰지 가슴이 쿵꽝거리고 성도들은 또 얼마나 찬양을 크게 부르는지 의자가 흔들거리고 바닥이 출렁거렸습니다. 악기소리와 수천명이 노래소리가 합쳐지니까 마치 경기장에서 응원단의 큰 함성을 듣는 것 같았습니다. 여기저기 스크린과 모니터가 있고 찬양인도자는 프로 가수같이 찬양합니다. 일어나서 춤추는 사람, 박수치는 사람, 펄쩍펄쩍 뛰는 사람, 별 사람이 다 있는 것 같고 하여간 자유롭게 예배를 드립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교회에 올 때 장년, 아이 할 것 없이 정장을 차려입고 오고 아주 보수적인 것 같이 보입니다. 교회건물스타일도 굉장히 전통적입니다. 그러나 예배형식과 진행으로 볼 때는 굉장히 자유롭고 현대적입니다.

 

두 교회가 다른 것 같지만 공통점이 있습니다. 성도의 기쁨과 사랑이 있고 예배에 집중하고 하나님을 경외함이 있고 배려가 있고 질서가 있었습니다.

 

어찌되었건 저는 교회의 타일과 겉모습만 보고 왔을 뿐입니다. 사실 그 지체가, 소그룹들이 어떻게 되어 있나 각 조직은 살아있고 참여하고 있는가 이런 것을 기도제목으로 삼고 돌아 왔습니다. 생각하게 된 건 무조건 전례와 전통만 고수하는 것도 능사가 아닌 것 같습니다. 또한 무조건 현대적으로 바꾸는 것도 역시 능사가 아닌 것 같습니다. 전통적일 수도 있고 현대적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살아있는 교회인가, 살아있는 증거가 있는가입니다. 죽은 증거가 있습니다. 억지로 끌어 댕겨서 나오게 하고 할 수 없이 하게 합니다. 그러나 살아있는 증거는 자발적으로 일하게 합니다. 내 속에서 치유되고 회복되는 것이 있습니다. 질서가 있습니다. 깊이가 있습니다. 하나님을 경외함이 있습니다. 은혜와 진리와 사랑이 있습니다. 살아있는 교회는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복음을 전파합니다. 만민에게 복음을 전파하고 땅끝까지 선교합니다. 회심자가 늘어나 성장하고 변화의 역사가 일어나서 교회가 부흥합니다. 이것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교회라고 믿으며 교회의 미래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성도여러분, 이 비전으로 하나가 되기를 기도하며 우리 교회가 살아있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